샌프란시스코 시내 공원에 있는 한국과 중국, 필리핀 소녀가 손을 잡고 서있고 한국의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이를 지켜보는 조각상.<사진=온라인커뮤니티>

(서울=포커스데일리) 일본 오사카시 시장이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설치에 반발해 자매결연을 파기하자 미국 샌프란시스코시 시장이 4일(현지시각)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CNN 등에 따르면 런던 브리드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성명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은 존중 받을 가치가 있다."면서 "위안부 기림비는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교훈과 사실을 일깨운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샌프란시스코 시민단체인 위안부정의연대는 기림비를 시에 기증하는 형식으로 설치했다. 

샌프란시스코 시내 세인트 메리 스퀘어 공원에 세워진 기림비는 한국, 중국, 필리핀 소녀가 서로 손을 잡고 둘러서 있고, 이를 위안부 피해자들 중 처음으로 피해 사실을 증언한 김학순 할머니가 바라보는 형상이다. 

기림비에는 "1934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 제국 군대가 '위안부'로 불린 아시아·태평양 13개국 수십만 명 소녀와 여성을 성적으로 노예화해 고통을 줬다는 증언이 있다"는 글이 적혀있다. 

샌프란시스코 시의회는 지난해 11월 기림비 기증을 받아들였고, 에드윈 리 전 시장이 이를 최종 승인했다. 

샌프란시스코 시내 공원에 있는 한국과 중국, 필리핀 소녀가 손을 잡고 서있고 한국의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이를 지켜보는 조각상.<사진=온라인커뮤니티>

오사카시는 그때부터 자매결연 파기 방침을 거론하며 지난해 12월 리 전 시장이 갑자기 별세하자 신임 브리드 시장을 상대로 기림비 철거 로비에 나섰다. 

오사카시는 로비도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결국 자매결연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지난 2일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시 시장은 위안부 기림비가 설치된 것에 항의하며 1957년부터 이어져온 양 도시의 자매결연을 파기한다고 통지했다. 

요시무라 시장은 편지에서 "'여성의 존엄성과 인권을 침해한 용서할 수없는 행위'를 샌프란시스코 조각은 표현하고 있지만 일본은 미국, 영국, 독일 등과 비교해 볼 때 일본이 '전쟁터에서의 성노예 행위'에 대해 유죄를 선고당할 유일한 국가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런던 브리드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성명을 통해 "오사카 시장 한 명이 60년 이상 계속돼온 두 도시 시민들의 관계를 일방적으로 끝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우리가 보기에는 샌프란시스코와 오사카의 자매 도시 관계는 두 도시 시민들 사이의 유대를 통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두 위대한 도시를 잇는 유대를 앞으로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는 성노예화와 인신매매의 고통을 강요당해 왔으며 지금도 강요당하는 모든 여성들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성동구 왕십리광장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과 고 김학순 할머니와 당시 위안부 피해 소녀들을 상징하는 기림비.<사진제공=성동평화의소녀상기념사업회>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

<저작권자 © 포커스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