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데일리) 남기창 기자 = 정부의 9.13대책이 나오자마자 자유한국당과 보수를 표방한 일부 언론들이 기다렸다는 듯 세금폭탄 운운하며 정부 흠집 잡기에 혈안이다.

10년전 노무현 정부 당시 세금폭탄 프레임 망령이 되살아나는 듯 한 부동산 부자들과 수구세력들의 저항이 또 다시 일어날 조짐이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두더지 잡기'식 세금 폭탄으로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는 정책은 완벽히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정부는 부동산 관련 대책과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을 통해 서민주거와 주택시장 안정에 전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서울과 일부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단기간에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시장불안은 확산됐다.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이른바 갭투자 비중이 증가하고, 투기 목적으로 임대사업자대출과 전세대출 등이 악용되는 사례도 나타났다.

실수요자들의 불안감까지 겹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한국당을 비롯한 수구세력들의 주요 공격 수단으로 이용돼 왔다.

강남 아파트로부터 시작된 비이성적인 투기와 이에 따른 이상 과열이라는 것이 현장과 전문가 등의 공통된 의견이다.

투기에 의한 주택시장 불안은 서민 주거안정을 위협하고 내 집 마련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적폐 중의 적폐 아닌가.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크게 투기억제와 실수요자 보호, 맞춤형 대책이라는 3대 원칙에 입각해 투기와 집값은 끝까지 잡겠다는 각오다.

그런데 정부 발표가 나오자마자 하루 만에 시장 반응이라며 일부 수수언론들이 쏟아낸 보도들은 엄살이 지나치다 못해 가짜뉴스까지 마구 쏟아내고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여기에 편승해 인터넷 카페나 아파트 주민 모임 등에서 벌이는 집값 담합도 여전히 성행이라고 한다.

급기야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14일 집값 담합을 규제할 새로운 법률을 만들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집값이 또 오르면 더 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투기 세력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번 정부 발표에 '나도 종부세 좀 내봤으면 좋겠다'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실제로 이번 종부세 추가 증세로 인해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소위 부동산 부자들이 상위 1%를 조금 넘는다는 얘기 아닌가.

9·13 대책으로 내년에 종부세가 오르는 사람은 22만명이다. 이 중에서 100만 원 이상 늘어나는 사람은 2만5504명(2017년 과표 기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종부세 부담이 커진 집단은 시가 24억원 이상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다. 거의 대부분의 국민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오히려 이번 발표가 너무 약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현 정부 들어 서울집값만도 224조원이나 넘게 올랐는데 종합대책이라며 발표한 내용이 겨우 오른 가격의 0.2%도 안 되는 4500억 세금 걷는 종부세 확대라는 비난도 나온다.

시가 18억원 주택(과표 3억원) 1채 소유자의 경우 현재 부과되는 종부세는 연 94만 원 정도라 한다. 이번 대책으로 이 주택 소유자가 내야 하는 종부세는 1년에 104만원으로 더 내야할 세금이 연간 10만원에 불과하단 분석도 나온다.

이제 국민들은 더 이상 수구 언론들에 의해 눈과 귀가 어둡지 않은 '깨어난 시민' 이라는 것을 그들만 모르는 것 같다.

<그래픽자료=국토부>

◆ 정부 주도의 보다 더 강력한 대책 내놔야

이번 정부 대책은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주축으로 발목 잡기에 나설 것도 분명해 보인다.

이번 집값 급등에 한국당도 한 몫 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들의  집권 시절인 박근혜 정부 당시 최경환 전 장관이 '빚을 내서라도 집 사라'고 부추기기까지 하지 않았던가.

정부가 과감해져야 한다. 집값 제대로 잡으려면 국회 동의를 구하지 않고도 정부의 조치만으로도 가능한 수단은 얼마든지 있다는 대안들도 제시한다.

종부세 과표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이 그렇다. 실거래가에 근접한 공시가 조정으로 과표 현실화를 기하면 된다.

당장 이명박 정권이 폐기시킨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박근혜 정권이 말소시킨 분양가 상한제부터 되살리고 분양원가 공개, 분양가 상한제, 후분양제를 실시해야 한다. 

1%에 해당하는 부동산 부자들의 눈치 볼 여력이 없다. 그들은 언제든 그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돌아설 이해계층이다. 그들의 눈치 본다고 이 정부를 지지해줄 집단은 아니라는 얘기다.

협치 대상에 대한 냉정한 판단도 필요하다, 분양원가 공개법이 그렇다. 의원 42명이 공동 발의해 국토교통위에서 통과됐지만 법사위에서 제1야당인 한국당 반대로 1년째 묶여 있다. 

이런 현실인데도 여전히 '협치'를 말하기에는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당장 '미친 아파트 값' 폭등에 수도권 주위 그린벨트를 풀어 아파트 공급을 늘리겠다는 대안은 불난 곳에 휘발유 끼얹는 위험이 있다는 경고도 새겨들어야 한다.

노무현 정부때도 이미 해봤던 실패한 정책 아니었나. 그래서 노무현 정권이 무너지고 이명박근혜로 이어지는 과거로 돌아서지 않았던가. 실수요자 중심의 공공임대를 늘리는 게 대안이라는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적폐청산 이라는 과제 앞에 불로소득의 병든 시스템을 파괴하지 않고는 백약이 무효라는 판단이다. 따라서 토지공개념에 대한 제도적 정비와 이에 따르는 대책도 서둘러 내놔야 한다. 

세금폭탄 운운하며 국민들의 눈을 멀게 하는 수구 세력들의 농간에 또 다시 휘둘려선 안 된다는 과거 교훈을 되새겨야 할 때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저작권자 © 포커스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