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규 전 한국도선사협회 회장.

(부산=포커스데일리) 부산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142년이라는 역사를 지닌 항구로, 국내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 80% 이상을 처리하고 있다. 세계 5대 항만에다 세계 3대 환적항이기도 하다. 부산의 경우 세계적 입지를 자랑하는 항만을 중심으로 한 해양에서 일자리 창출과 '성장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포화상태인 부산항 북항을 대체해 부산의 서쪽 끝에 새롭게 신항을 건설하기에 이르렀다. 부산항 신항은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다 정부는 부산항을 세계적인 '메가포트'로 발전시키기 위해 현재 21선석 규모를 오는 2030년까지 약 2배에 이르는 40선석으로 늘려 연간 컨테이너 3000만 개를 처리할 초대형 터미널로 발전시키겠다고 계획을 발표했다. 
 
필자가 부산항도선사회 회장으로 재직할 때인 지난 2005년 일찌감치 효율적인 신항 운영을 위하여 토도 제거와 수심 18m 확보를 주장했지만 2010년까지는 5만t 이하 컨테이너 선박이 주로 기항할 것이라 주장하며 그럴 필요가 없다고 반박하는 사람이 많았다. 도선의 현장을 보면 길이 360m 10만t급, 길이 400m 20만t급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에 이어 조만간 25만t급까지 출현할 예정이어서 부산항 신항이 오히려 협소한 느낌마저 들고 있다. 서쪽 컨테이너부두 축조가 진행 중이지만 갈수록 선석마다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들로 가득 차 '제2 부산신항' 건설도 서둘러야 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다른 사업도 마찬가지겠지만 규모의 경제가 지배하는 해운·항만물류산업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 선주와 화주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안전항으로 계속 업그레이드해 지속적인 수요와 일자리 창출을 이뤄내는 동북아 해운·물류 최대 허브항으로 확고한 위치를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항만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노력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 바로 항만 연관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이다. 현재 부산항에서 발생하는 수입 대부분이 해운선사나 부두운영사에 편중돼 있고 항만 연관산업 활성화로 제대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항만용역업에는 선용품에서부터 선박·컨테이너 수리업, 급유업, 예선업, 도선업에 심지어 강취업(줄잡이업)까지 매우 다양하다.  

예컨대 현재 경쟁 항인 중국 항만들의 경우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을 부두에 정박시키는 데 예인선 3~4척이 동원돼 작업하면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선박을 부두에 접안하는 과정에서는 강취인(줄잡이)이 18명쯤으로 신속하고 안전한 도선 작업이 진행된다. 이에 반해 부산항의 경우 예인선 1척에, 강취인 숫자도 겨우 4명 정도에 불과해 선박과 항만시설 안전 보장은 물론 일자리 창출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선박 접안과정에서 바람이 심하게 불어 닥칠 경우 작업이 더디고 정박용 밧줄이 굵고 무거워 선수와 선미에 2명씩 배치된 강취인으로 이를 쉽게 다루지 못해 선박과 선석까지 사고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이처럼 도선과 연관된 부분만 살펴봐도 안전성, 효율성, 일자리 증가, 국부 창출이라는 네 가지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일이 항만과 배후물류단지 등에서 허다하다.

부산항 연관산업이 활성화되고 이에 따라 부가가치 창출이 일어날 때마다 새로운 일자리도 늘어나고 인건비를 통해 자연스레 지역에 혜택이 떨어진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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