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에 참가한 여성이 '안희정은 유ㅚ다'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온라인커뮤니티>

(서울=포커스데일리)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혐의 사건 무죄 판결에 분노한 여성들이 18일 집회를 열고 사법부를 규탄했다.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못살겠다 박살내자'는 구호를 외쳤다.

주최 측 추산 2만 명이 참가한 집회는 당초 박물관 앞 인도와 바깥쪽 1개 차로에서 시작됐으나 점차 참가자가 늘면서 3개 차로를 점유해 진행됐다.

시민행동은 "안 전 지사 무죄판결은 미투운동 이후 성평등한 사회로의 전환을 기대했던 수많은 시민에게 큰 좌절을 안겼다"며 "국가권력으로부터 철저히 배제되는 사회에서 더는 살지 못하겠다는 여성들이 사회를 박살내려고 거리로 나섰다"고 밝혔다.

안 전 지사의 비서였던 김지은 씨는 변호사 대독을 통해 발표한 편지에서 "살아있겠다고 했지만, 건강이 온전치 못하다"며 "죽어야 미투로 인정된다면 죽어야 하나 생각도 했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판결을 하는 판사를 만나게 해달라고 간절히 바라는 것"이라며 "바로잡을 때까지 이 악물고 살아있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안희정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권김현영씨, 고은 시인을 미투한 최영미 시인 등이 참석해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근조'를 뜻하는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집회 후 참가자들은 세종대로, 광화문, 인사동을 거쳐 서울역사박물관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벌이며 저녁 늦게까지 집회를 이어갔다. 

거리 행진을 펼친 참가자들은 "안희정이 무죄면 사법부는 유죄다", "조병구를 탄핵하라, 사법정의 실현하라" 등의 손팻말과 함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앞서 시민행동은 오는 25일 제5차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14일 서울서부지법이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하자 집회 일정을 이날로 앞당겼다.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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