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누진제…"바보야, 문제는 '슈퍼요금제'야"

단계별 누진 전기 요금. 2018.08.06 박현수 기자 water612@naver.com

(서울=포커스데일리) 두 자녀와 노부를 모시고 사는 A씨(49)는 기록적 폭염과 열대야에도 불구하고 전기요금을 아끼려고 밤에는 에어컨을 끄고 잔다. 당연히 잠을 설치기 일쑤여서 아이들의 불만이 클 뿐만아니라 노부의 건강도 염려된다.

지난달 에어컨을 하루 20시간씩 10일간 사용했던 A씨는 "계량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누진제3단계가 적용되는 줄 알았던 전기요금이 한달기준으로 계산해보니 3단계보다 두배 더 비싼 슈퍼요금제가 적용되는 것을 알게됐다.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 것 같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그날이후 온 가족이 선풍기로 열대야를 버티고 있다"며 "국가에서 조속히 전기요금 대책을 세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씨 집 전기요금 검침일이 15일로 7월15일부터 8월15일까지 일년 중 에어컨을 켜는 기간이 다 포함되고, 에어컨마저 몇 년 전에 구입한 것이어서 냉방효율이 떨어지기 떄문이다.

주택용 전기요금에는 1단계(200㎾h 이하) ㎾h당 93.3원, 2단계(201~400㎾h) ㎾h당 187.9원, 3단계(401~1000㎾h) 280.6원씩 부과하는 누진제가 적용된다. A씨의 경우 에어컨을 켜고 열대야를 편안히 보내면 1000㎾h를 초과해 슈퍼요금제 적용으로 3단계 요금의 2.5배를 상회하는 709.5원의 징벌적 요금을 내야 한다.

전기요금 누진제는 알려진바와 다르게 실질적으로 4단계로 적용된다.

누진제 자체도 개선되야 하나 생활 현실과 괴리된 전기료폭탄 '슈퍼요금제'가 더 문제인 것이다.

"전기요금 누진제를 폐지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들어가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이번 폭염이 특별 재난에 준하기 때문에 전기요금과 관련해 특별 배려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관련부처에 지시했다. 하지만 아직 별다른 대응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한전관계자는 "전기요금 누진제는 슈퍼요금제의 적용으로 4단계로 구성되어 있다"며 "현재 한전 자체로서는 어쩔수 없어 정부의 전기료 관련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전력 홈페이지에 가면 고객번호입력만으로 전기요금을 간단히 조회할 수 있다.

박현수 기자 water612@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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