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타파 영상 캡쳐>

(서울=포커스데일리) 대법관 예비후보에도 올랐던 현직 부장판사도 장충기 삼성전자 전 미래전략실 사장에게 가족의 인사 청탁을 암시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뉴스타파가 23일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부산지방법원 법원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 8월부터 2016년 7월 사이 당시 삼성 대외협력업무 최고책임자였던 장충기 사장에게 모두 13건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하면서 밝혀졌다.

뉴스타파 '장충기문자 2부-삼성과 권력기관의 밀월' 보도에 따르면 강 부장판사는 "잘 계시지요. 인도 사업장 가 있는 제 막둥이 동생이 김 사장의 억압 분위기를 더 이상 못 견디어 해서 이달 중이나 인수인계되는 대로 사직하라 했습니다. 아직도 벙커식 리더십으로 부하를 통솔하는 김 사장이 안타깝습니다. 그동안 진 신세는 가슴에 새깁니다. 강민구 배상"(2016년 6월7일)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삼성그룹 계열사에 근무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친동생의 인사문제를 장충기 사장이 해결해주길 바란다는 취지의 뜻을 전달했다.

또한 강 부장판사가 장충기 사장에게 평소 자신이 삼성전자 제품과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고, 주변에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도 확인됐다. 

강 부장판사는 스마트폰 활용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는 등 법조계에서 아이티(IT) 전문가로 알려졌으며, 대법원 사법정보화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장 사장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오늘 이마트 장을 보는데 삼성페이가 정책상 막혀 있다 합니다. 뿌리가 같았던 이마트가 이러니 참으로 답답합니다. 강민구 배상"(2016년 1월2일)

<사진=뉴스타파 영상 캡쳐>

강 부장판사는 창원과 부산의 법원장의 지내며 대법관 후보에도 올랐으나 제청되지 않자 "언감생심...부족함과 부덕의 소치"라는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사진=뉴스타파 영상 캡쳐>

강 부장판사는 현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 부부의 이혼 소송 항소심 재판장을 맡고 있다. 임 전 고문 측은 지난 3월 강 부장판사가 삼성과 밀접한 것으로 알려져 객관적이고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기피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앞서 뉴스타파는 지난 22일 여야를 망라한 정치계 인사들과 고위 관료들이 장 사장에게 청탁성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보도해 소위 지도층 인사라 불리는 이들의 민낯을 고발한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2015년 10월 장충기 사장에게 삼성 중공업 신입사원 채용에 응시한 송모씨의 인사 청탁을 한 정황이 담긴 문자메시지가 발견됐다. 

우제창 전 민주당 의원 또한 장 사장에게 "지난 번 부탁드린 건 때문에 다시 문자드린다. 염치 없지만 꼭 도움을 주셨으면 한다"며 수차례 메시지를 보냈다. 

경제부처 최고위 관료들도 삼성의 관리 대상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페라에 고급 골프장 접대를 받은 뒤 살 맛 나게 해줘 고맙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장 사장이 자사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을 보내겠다고 하자, 윤 전 장관은 "안그래도 노트7이 왜 그리 인기인가 궁금했는데 잘 사용해보도록 하겠읍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박재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장 전 사장을 형님으로 호칭하며 골프장 표 예약은 물론, 지인의 추천서를 부탁하기도 했다.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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