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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데일리) 청와대가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집행유예 판결을 내린 정형식 부장판사 파면 및 특별감찰 청원에 대한 답변을 내놓았다. "청와대에 그럴 권한이 없다. 법원행정처에 이같은 내용을 전달할 것"이라는 게 답변의 요지다. 

정혜승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은 이날 청와대 온에어 '11:50 청와대입니다'에 나와 청원에 답변했다. 청와대는 20만명의 참여를 돌파한 청원의 경우 해당 수석이나 관련 부처 장관이 직접 답변하는 방식을 채택해 왔다. 그러나 청원이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만큼 매일 방송하는 '11:50 청와대입니다'에 뉴미디어 비서관이 나와 답변을 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해당 청원은 현재까지 가장 단기간인 3일 만에 20만명의 참여를 얻어냈다. 정 비서관은 먼저 "유전무죄 판결 논란이 제기되고 있고, 재벌기업 총수가 1심에서 실형을 받은 후 2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이라는 3·5법칙에 대한 비난도 있다"며 "청와대 청원의 배경엔 이같은 판결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여론이 반영된 것을 정부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비서관은 이어 정형식 부장판사에 대한 파면 및 특별감찰을 요구하는 청원에 대해 "청와대에 그럴 권한이 없다. 삼권 분립의 원칙이 있으니 청와대가 재판에 관여하거나 판사 개인에 대한 처벌 권한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법권은 다른 국가 권력으로부터 분리된 독자적 국가권력"이라며 "법관이 재판 내용으로 인해 파면이나 징계, 인사상 불이익의 위험이 있다면 외부 영향력과 압력에 취약한 사법부의 독립이 흔들릴 수 있다. 자의적 파면과 불리한 처분으로부터 신분상 독립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정 비서관은 아울러 법관의 독립을 규정한 헌법 제103조와 제106조 등을 언급하며 "파면이 가능하려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사유가 있어야 하고, 사유가 인정돼도 국회로 넘어가 탄핵 소추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해당 재판에 대해 검찰이 상고를 했다. 대법원에서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안종범 수첩이 증거로 인정되느냐 마느냐 등의 쟁점이 있고 이걸 대법원에서 다룰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감사원 특별감찰 요구에 대해서도 '국회·법원 및 헌법재판소에 소속한 공무원은 제외한다'는 감사원법 조항을 언급하면서 "설사 법관의 비위 사실이 있어도 (감찰은) 사법부의 권한이다"라며 "이번 청원에 대해 청와대는 법원행정처에 이같은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 비서관은 민감한 사항에 대해 답변한 이유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답변했다. "사법부 비판은 사법부를 흔들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법관도 수권자인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것"이라며 "민주국가에 감시와 비판의 성역은 없다. 수권자인 국민은 사법부를 비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악의적인 인신 공격이 아니라면 국민의 비판을 새겨듣는 것이 사법부 뿐 아니라 행정부와 입법부 모두의 책무라고 할 수 있다. 청원을 통해 드러난 국민의 뜻이 결코 가볍지 않다. 모든 국가기관이 그 뜻을 더욱 경청해야 된다"고 했다. 

정 비서관은 마지막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에 다소 난감할 수 있는 청원이 올라올 수 있는 것에 대해 "청와대가 해결사는 아니다. 모든 문제를 풀 수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면서 "이 과정에서 정부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소통하는 게 저희의 책무고, 어려운 질문이 와도 답변을 해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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