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희 전 고양시의회 의장·행정학 박사.

지난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한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싱크홀(sink hole)은 어떻게 되었을까?

필자는 고양시민이다. 매일 당시 현장을 지나가면서 과연 이 순간은 안전한 것인지 궁금하다.

지난해 2월 6일 백석동의 한 상가 앞 인도에서 반경 3m 크기의 땅꺼짐 현상(싱크홀)이 발생해 인도가 주저앉고 앞 도로에 30m 길이의 균열이 생겼다.

응급복구를 했고 이후 도로를 이용했으나, 8일 만인 2월 14일에 이 공사현장과 고양종합터미널 건물 사이 길이 100m의 도로 침하가 발생했다.

이 여파로 인도 펜스가 완전히 앞으로 휘어졌다. 이어 22일에는 중앙로에 길이 20m, 폭 3∼5㎝의 균열이 세 번째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최초 사고발생일에 균열이 생겼던 도로를 아스콘으로 덮어 복구를 했지만, 비가 내리면서 추가 균열이 생기면서 발생했다.

4월 12일에도 차수보강공사를 약 60% 정도 공정을 진행하던 중 갑작스럽게 중앙로 방향의 기존 흙막이벽체 약 20m 지점에서 지하수가 유출되면서 4차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장면 사진을 보면서 마치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같은 싱크홀이 반복될 당시에 최성 고양시장은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참여해 중앙정치를 논하고 있었다.

최성 시장은 당내 경선이 끝난 4월 4일 밤 현장에서 사진만 찍어 보도자료를 낸 뒤 바로 중국으로 출국했다.

필자는 최 시장의 이같은 행동을 보면서 시민들은 시장(市長)의 본분을 심각하게 생각하게 됐다.

최성 시장은 지난해 4월 19일 고양시의회에서 "4월 말 전문기관의 정밀안전진단 결과보고서가 제출되면 5월 초 안전대책위원회를 열고 사고원인, 주변건축물 안전성 등 결과보고서를 검토하고 관련 규정에 의해 건축허가 취소를 포함한 추가적인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는 사전 설계 단계에서 땅의 지반 조사, 지질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공사를 하면서 설계된대로 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하는 '부실 공사'라고 주장했다.

또한 초반에 사고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제대로 판단하고 보강 공사를 한 것이 아니라, 대충대충하다가 또 무너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땅이 나쁘면 나쁜 것이 맞는 공법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예산을 아끼려고 값싼 공법을 쓰고 사고가 발생해도 업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 우리 나라 관행이 문제라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사고가 발생한 백석동 현장은 지반 조사, 지질 조사가 잘 이루어졌을까? 공사를 설계대로 했을까? 싸구려 공법으로 하지는 않았을까? 도대체 원인 무엇일까? 누가 책임을 져야 하나?

시민들은 올해도 안전사고가 또 발생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고 있다. 시정(市政)에는 ‘진정성’이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시민들에게 ‘신뢰’를 주어야 한다.

고양시는 상시 예찰활동을 강화하는 등 시민안전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

싱크홀에 따른 대형 참사를 막으려면 고양시와 관계기관이 철저하게 사전예방의 원칙을 세우고 적극 대응해야 한다. 그것이 세월호 참사가 우리에게 준 아픈 교훈이다.

<기고 : 박윤희 전 고양시의회 의장·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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