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커뮤니티

(서울=포커스데일리) 김일성 가면 논란이 온라인을 넘어 정치권까지 달구고 있다. 잠깐의 해프닝으로 넘기기에는 왠지 씁쓸하기까지 하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10일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경기에서 북한응원단이 쓴 가면이 "김일성이 아니냐"는 확인되지 않는 주장이 제기된 것.

정치권 일각에선 응원단이 착용한 가면이 '김일성 가면'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고, 일부 누리꾼들 역시 '김일성 가면이 맞다'고 색깔론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

이에 통일부는 "김일성 가면이 아니다"라며 공식 입장을 밝혔고, 북한 관계자도 "김일성 가면이 아니"라고 진화에 나섰다.

누리꾼들도 "북한 응원단이 김일성 가면을 가위로 오리고, 눈에 구멍을 뚫는 행위 자체가 반역"이라며 일각의 색깔론에 대해 반박하고 있는 상황으로 갑론을박이 뜨겁다.

하지만 여전히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을 비롯한 일부 누리꾼들은 김일성 가면에 확신을 가지며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김일성의 젊은 시절 사진을 올리며 "북 응원단이 김일성 가면 들어 난처해지니 통일부가 김일성 아니라고 방어해주네요"라며 "젊은 김일성 사진 보고도 김일성 아니라고 할 건가요? 헤어 스타일까지 똑같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응원 가면이 김일성 아니라고 우기는 분들 마음은 이해하지만, 팩트는 팩트대로 인정하고 올림픽 분위기 살려야 된다"고 주장했다.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하태경 의원은 김일성 젊었을 때 사진을 어찌 그리 잘 알아봐요? 기묘하군요"라며 "아무리 평창을 흔들어 문재인 정부를 흔들고 싶어도 그렇지"라고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김일성 사진이 물에 젖기만 해도 울면서 바로 떼어내고 신주단지처럼 모셔가는 나라가 북한인데ㅋㅋㅋ김일성 목을 딴 듯한 형상의 김일성 가면을 만들어서 눈알에 구멍을 뚫고 심지어 그걸 땅에 떨어뜨리기까지 한다고? 북한 많이 좋아졌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일성 가면이 정말 아니라면 누구인지 공개하라", "김일성 가면이 아닌 북한 유명 배우 가면이고, 그 주인공은 북한배우 리영일이라는데, 그 역시 김일성 역할을 주로 맡은 배우"라며 논쟁이 이어지기도 했다.

급기야 최초로 '김일성 가면' 기사를 보도했던 CBS 노컷뉴스는 11일 '독자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까지 게재했다.

CBS 노컷뉴스 측은 "지난 10일 21시 35분에 '김일성 가면 쓰고 응원하는 북한 응원단'이라는 제목의 사진 기사를 내보냈다"며 "하지만 해당 가면 사진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돼 11일 새벽 해당 기사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김일성 가면 논란에도 불구하고 북한 응원단은 지난 10일 저녁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스위스 대표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단일팀을 위해 응원전을 펼쳤다.

북한 응원단은 한반도기를 흔들고 '힘내라, 힘내라', '이겨라 이겨라, 우리 선수 이겨라', '조국, 통일, 우리는 하나다' 등 다양한 구호를 외치며 남북 단일팀에 응원을 보냈다.

북한배우 리영일./채널A화면 갈무리

한편 러시아 TV-첸트르는 다큐멘터리 '김 동지'에서 북한이 이 영화를 찍기 위해 김일성 역할을 맡았던 배우 리영일에게 성형수술까지 시킨 사실을 러시아 외과의사 이고리 볼프의 증언을 토대로 방송한바 있다.

리영일의 수술을 맡았던 볼프는 "당시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나를 찾아와 영화 제작에 필요하다며 북한 배우를 김일성을 빼닮은 쌍둥이처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고 증언했다는 것.

채널A <이제는 만나러 갑니다>에서는 지난 2015년 3월 8일 방송분에서 김일성 단골 배역이었던 리영일과 강덕의 비화를 다룬 '북한을 뒤흔든 세기의 라이벌' 편을 방송하기도 했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저작권자 © 포커스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