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페이스북

(서울=포커스데일리) "자유한국당은 미래세대를 책임지는 사회개혁 정당으로서 선거연령 하향과 사회적 평등권 확대에 결코 소홀하지 않을 것입니다. 

선거연령 하향에 따른 '학교의 정치화'에 대한 우려는 취학연령 하향으로 불식해 가도록 할 것입니다. 조기취학은 만 18세 유권자가 '교복입고 투표'하는 상황도 초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영유아 학부모들의 보육 부담을 완화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1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발언이다. 겉으로 보면 만 19세 이상인 현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하향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사실상 선거연령 하향을 반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 꼼수를 파헤쳐보자 

김 원내대표는 "만 18세 유권자가 교복입고 투표하는 상황"을 "학교의 정치화"로 표현하면서 취학연령 하향으로 불식해 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정권 확대를 학제 개편과 연계해 풀어가겠다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같은 주장이 왜 '꼼수'일까. 그것은 '시간' 때문이다. 현재 취학연령은 만 6세다. 이를 만 5세로 낮춰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하면 만 18세 국민이 고등학생인 상황은 사실상 없어진다. 그러나 시간은 '매우' 오래 걸린다. 

당장 만 5세 아동과 만 6세 아동을 동시에 입학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학제 개편은 군 복무기간 축소처럼 천천히 풀어나가야 하는 문제다. 지난 대선에서 '학제 개편'을 공약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취학 연령 한 살을 낮추는 데 걸리는 기간을 4년으로 계산했다. 15개월간의 출생자를 입학시킨다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미 입학한 학생들은 만 18세가 돼도 고등학생이기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의 주장처럼 "만 18세 유권자가 교복입고 투표하는 상황"을 초래하지 않게 하기 위해선 학제 개편이 완료된 뒤 이들이 졸업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현행 6·3·3 학제를 바꾸지 않는다고 전제했을 때, 학제개편(4년)이 완료된 뒤 이들이 졸업(12년)하는 16년이 지나서야 선거연령을 하향하겠다는 주장인 셈이다. 사실상 선거연령 하향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선거연령 하향을 '사실상' 반대하는 이유는 결국 '표' 때문이다. 학교의 정치화 등의 표현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젊은 층의 표가 자신들에게 오지 않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국가통계시스템(KOSIS)에 따르면 2016년 현재 만 18세 인구는 62만여명이다. 

만 18세 이상 국민들은 이미 병역과 납세의 의무를 지고 있다. 그러나 참정권은 주어지지 않았다. 의무는 지게 하면서 권리를 주지 않는 셈이다. OECD 국가 중 만 19세 이상에게만 투표권을 주는 국가는 대한민국 밖에 없다. 선거연령 하향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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