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주당 홈페이지

(서울=포커스데일리) 이명박 정부 국정원이 대북공작금을 빼돌려 야당 정치인 및 민간인 불법 사찰 공작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작명은 무려 '포청천'이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의혹을 폭로했다. 민 의원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2009년 2월 임명되면서 국정원은 이명박 대통령 친위조직으로 재편됐다. 이때 국정원 출신인 최종흡이 3차장으로 임명된다"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최종흡 3차장은 임명 직후 대북공작국의 특수활동비 가운데 '가장체운영비'를 활용해 '유력 정치인 해외자금 은닉실태' 파악을 위한 공작활동을 전개하기로 했으나 실제로는 대북 공작국이 아닌 방첩국(외사 및 스파이 담당)의 담당을 직접 지휘해 이른바 공작명 '포청천'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대북공작금을 곧바로 사용할 수 없으니 1단계로 해외자금 은닉실태 조사비로 전용하고, 2단계로 '포청천'이라는 사찰 공작비로 전용했다는 것이 민 의원 주장의 요지다. 

그에 따르면 이같은 공작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박지원 의원 등 야당 정치인, 또 박원순 당시 희망공작소 이사 등 시민단체 인사, 정연주 전 KBS 사장, 최문순 전 MBC 사장 등 언론계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펼쳐졌다. 

공작팀은 3개 파트(내사파트·사이버파트·미행감시파트)로, 이를 지휘하는 K모 단장 아래에 각각 5급을 책임자와 4인의 방첩국 직원들로 구성됐다. K 단장은 공작팀에게 "승진은 책임질테니 벽을 뚫든 해서 뭐든지 가져와라"고 지시했다. 특히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건 증거 확보에 주력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민 의원은 "원세훈-최종흡 체제가 이명박 직할 체제라는 점, 그리고 차장 교체시 차장 직접 관할 업무가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관례로 미뤄볼 때 '포청천' 공작은 이 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된 것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박근혜 정부 시절 남재준 국정원장이 부임하면서 감사팀이 '포청천' 공작을 감사하려고 하자, 당시 대북공작국장 J모가 '이걸 감사하면 대북 공작역량이 모두 와해된다'고 설득해 감사가 중단된 것으로 봐서 박근혜 정부도 이 공작의 실상을 충분히 인지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대북공작금까지 유용해 정치인 민간인 불법사찰을 했다. 국정원이 국가 안보를 위해 써야 할 대북공작금까지 유용해 불법사찰을 했다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국기문란행위"라며 "검찰은 국정원의 불법사찰 행위에 대해 이 전 대통령 등 관련자들을 모두 수사하고 일벌백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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