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데일리) 공정거래위원회가 승계를 위해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하이트진로 등에 10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김인규 대표이사와 총수 2세인 박태영 본부장을 고발하기로 했다.

15일 공정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총수 2세인 박 본부장이 서영이앤티를 인수한 직후부터 통행세 거래와 우회지원 등으로 서영이앤티에 이익을 몰아줬다.

서영이앤티는 생맥주 기기를 제조해 하이트진로에 납품하던 기업으로 2007년 12월 박 본부장이 지분 73%를 인수해 2008년 2월부터 하이트진로에 계열사로 편입됐다.

<자료=공정위제공>

하이트진로는 삼광글라스부터 직접 구매하던 맥주용 공캔 구입을 서영이앤티를 추가로 통해 구입하며 공캔 1개당 2원씩을 서영이앤티에 통행세로 지급토록 했다. 삼광글라스 유리용기와 공캔 제조업체로 하이트진로에 대한 거래 의존도가 70%에 달한다.  

이를 통해 서영이앤티 매출 규모는 인수 직후 6배 늘어나고 당기순이익의 절반 가까운 45억2000만원의 이익을 얻었다.  

2013년에는 통행세를 중지하는 대신 삼광글라스가 납품하는 공캔 원재료 알루미늄코일을 서영이앤티를 통해 납품하도록 했다. 또 공캔과는 전혀 무관한 밀폐용기 뚜껑 구매시에 서영이앤티를 끼워 넣고 통행세를 지급하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또 하이트진로는 서영이앤티가 자회사인 서해인사이트의 주식 100%를 키미데이타에 고가 매각할 수 있도록 우회 지원했다.  

하이트진로는 서영이앤티가 자금난에 빠지자 키미데이타가 일정기간 내 주식인수대금 전액을 회수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이면약정을 제안하고 실제로 서해인사이트에 생맥주기기 AS 업무위탁비를 대폭 인상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하이트진로는 총수 단독 지배 구조에서 서영이앤티를 통한 2세 공동 지배구조로 전환됐다.  

서영이앤티는 2007년 12월 박 본부장의 지분 인수로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지분 증여·기업구조 개편 등을 거쳐 하이트홀딩스의 지분 27.66%를 보유한 그룹 지배구조 최상위 회사로 전환됐다. 

공정위는 하이트진로에 79억5000만원, 서영이앤티 15억7000만원, 삼광글라스에 12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자료=공정위제공>

이번 조치는 대기업집단이 총수일가 지배력 강화 및 경영권 승계를 위해 장기간에 걸쳐 법 위반을 명확히 인지하고서도 각종 변칙적인 수법을 통해 총수일가 소유회사를 지원한 행위를 적발하고 엄중 제재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대기업집단의 부당 지원 행위 및 총수일가 사익 편취 행위를 철저히 감시하고 위반 행위를 적발할 경우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는 "공정위가 지적한 내용은 이미 해소된 사항이며, 지난 거래에 대한 소명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특히 서해인사이트 주식매각 관련 부분은 다수의 회계법인을 통해 적정한 거래임을 증명했음에도 공정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향후 행정소송 등을 통해 성실히 소명하고 의혹을 해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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